좋았는데
너를 사랑한다는 말로는 담아내지 못한
우리 둘의 이야기
가끔 당장 날 보고싶다고 말하던 너는 언제나
눈부신 설렘이었어 좋았는데 둘이서 함께면
언젠가는 우리 둘을 꼭 닮은 아이와 같이 할 거라고
내게 말하던 넌 기억하고 있을까
오늘 혜화동에 와봤어 우리가 걸었던 서로 사랑했던
거리 나를 보며 너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해달라
보채던 네 표정이 또 떠올라 혼자 대답했어
좋았는데 나에게 기대면 자연스레 우리 둘은
꼭 닮은 말투와 행동이었는데 항상
나도 몰래 너를 찾고 있잖아 오늘 혜화동에 와 봤어
우리가 걸었던 서로 사랑했던 거리
나를 보며 너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해달라 보채던
네 표정이 또 떠올라 혼자 대답했어
아직까진 네가 있어 나도 모르게 너를 부르다
멈췄어 이제 대답해줄 사람이 없잖아
오늘 사랑한다고 했어 네가 좋아했던 그 말
더 해줄 걸 하고 나는 말야
조금도 익숙해지지가 않나봐 전혀 잘 지내지 못해
여전히 나는 보고 싶어
시력
안경을 썼어 눈이 조금 나빠졌나 봐
요즘 나의 기분처럼 흐릿한 내일처럼
달라 보인다고 해 다른 사람 같다고 해
안경 너머 내 눈을 잘 몰라봐 제일 고생했던 눈
너 떠난 뒤에 모두 보기 싫어서
항상 붉게 물든 노을 같던 눈 모두 니 탓이야
가려면 선명히 가야지 두 겹 세 겹 흐릿하게
잡히지도 않는 거리감 어지럽게 맴도는 거니
이젠 잘 볼 거야 또렷하게 보겠어
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 훨씬 멋있다고 해
분위기 있다고 해 가끔 스친 내 눈빛 잘 몰라봐
제일 고생했던 눈
그리울 때마다 떠올리기 싫어 항상 붉게 물든 하늘
소리쳐 모두 니 탓이야 가려면 선명히 가야지
두 겹 세 겹 흐릿하게 잡히지도 않는 거리감
어지럽게 맴도는 거니 이젠 잘 볼 거야 또렷이 보겠어
나와의 거리를 나의 다음 사람은
너무 잘 보이면 어쩌지 마주친 너도 잘 보이겠지
너에게 눈이 멀었던 그때가 더 그리워진다
모두 내 탓이야 초점 흔들리는 내 탓이야
내일 눈 떠보면 하얀 벽만 보이길
너란 무늬는 없어 너는 하나도 없어